어피니티 디자이너 셰이프 빌더 vs 불리언 연산, 로고 작업 속도 2배 빠른 건?

어피니티 디자이너에서 벡터 작업을 시작할 때, 많은 디자이너가 두 가지 상반된 기능 앞에서 혼란을 겪습니다. 툴바 상단의 ‘더하기’, ‘빼기’ 아이콘, 즉 불리언 연산(Boolean Operations)과 도구 모음에 숨겨진 ‘셰이프 빌더 툴’입니다.

두 기능 모두 겹쳐진 도형을 합치거나 빼는, 로고 디자인의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도구는 사용법과 속도, 그리고 작업의 유연성 면에서 완전히 다른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셰이프 빌더가 무조건 더 좋은 최신 기능일까요? 아니면 전통적인 불리언 연산이 더 빠를까요? 이 둘의 결정적인 차이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로고 디자인 작업 속도는 2배 이상 빨라질 수 있습니다.

불리언 연산 (Boolean Operations)이란? 전통적인 방식

불리언 연산은 어피니티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모든 벡터 프로그램에 탑재된 가장 고전적이고 기본적인 도형 결합 방식입니다.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의 ‘패스파인더’ 패널과 100% 동일한 기능입니다.

툴바 상단 우측에 위치한 5개의 아이콘이 바로 그것입니다.

  1. 더하기 (Add): 겹쳐진 모든 도형을 하나의 큰 도형으로 합칩니다.
  2. 빼기 (Subtract): 위쪽 도형이 아래쪽 도형을 칼로 잘라내듯 도려냅니다.
  3. 교차 (Intersect): 두 도형이 겹쳐진 부분만 남깁니다.
  4. Xor: 겹쳐진 부분만 투명하게 구멍을 냅니다.
  5. 나누기 (Divide): 겹쳐진 모든 선을 기준으로 도형을 여러 조각으로 나눕니다.

이 방식은 마치 계산기와 같습니다. A 도형과 B 도형을 선택한 뒤, ‘더하기’라는 버튼을 눌러 ‘결과물’을 얻는 방식입니다. 작업 과정이 눈에 보이지 않으며, 정확히 두 개(또는 그 이상)의 개체를 선택하고 버튼을 눌러야만 결과가 나옵니다.

셰이프 빌더 툴 (Shape Builder Tool)이란? 직관적인 방식

셰이프 빌더 툴은 어피니티 디자이너 V2 버전부터 탑재된 최신 기능입니다. 이는 일러스트레이터의 셰이프 빌더 툴과 거의 동일하게 작동하며, 불리언 연산보다 훨씬 더 직관적입니다.

이 방식은 계산기가 아니라 디지털 찰흙과 같습니다.

  1. 여러 개의 겹쳐진 도형을 모두 선택합니다.
  2. 도구 모음에서 ‘셰이프 빌더 툴’을 선택합니다.
  3. 캔버스 위에서 합치고 싶은 영역을 마우스로 그림 그리듯 드래그합니다.
  4. 마우스가 지나간 모든 조각이 실시간으로 하나의 덩어리로 합쳐집니다.

결과를 예측하며 버튼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과정을 캔버스 위에서 직접 그려가며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방식입니다.

셰이프 빌더 vs 불리언 연산, 작업 속도 전격 비교

그렇다면 “어떤 것이 더 빠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상황에 따라 완전히 다릅니다”입니다. 이 둘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각자 명확한 사용처가 있는 상호 보완적인 도구입니다.

상황 1: 단순한 작업 (예: 초승달 만들기)

승자: 불리언 연산 (빼기)

초승달 모양을 만든다고 가정해 봅시다.

  1. 큰 원을 그립니다.
  2. 그 위에 작은 원을 겹칩니다.
  3. 두 원을 모두 선택합니다.
  4. 툴바 상단의 ‘빼기(Subtract)’ 버튼을 한 번 클릭합니다.

이 작업은 단 1초면 끝납니다. 셰이프 빌더 툴을 쓰려면 툴을 선택하고, Alt 키를 누른 채 겹쳐진 영역을 클릭하는 등 오히려 더 많은 조작이 필요합니다. 단순한 두 도형의 결합은 불리언 연산이 압도적으로 빠릅니다.

상황 2: 복잡한 로고 작업 (예: 구름 아이콘 만들기)

승자: 셰이프 빌더 툴

원 3개와 사각형 1개가 겹쳐진 구름 아이콘을 만든다고 가정해 봅시다.

  • 불리언 연산 방식:
    1. 원 1과 원 2를 선택 → ‘더하기’ 클릭 (1차 합체)
    2. (1차 합체된 도형)과 원 3을 선택 → ‘더하기’ 클릭 (2차 합체)
    3. (2차 합체된 도형)과 사각형을 선택 → ‘더하기’ 클릭 (3차 합체)
    4. 총 3번의 선택과 3번의 ‘더하기’ 클릭이 필요하며, 매우 번거롭습니다.
  • 셰이프 빌더 툴 방식:
    1. 원 3개와 사각형 1개를 ‘모두’ 선택합니다.
    2. 셰이프 빌더 툴을 선택합니다.
    3. 합치고 싶은 4개의 도형 내부를 마우스로 한 번에 쭉 드래그합니다.
    4. 마우스를 떼는 순간, 단 1초 만에 완벽한 구름 모양이 완성됩니다.

이처럼 여러 조각으로 나뉜 도형을 하나의 덩어리로 만들 때는 셰이프 빌더 툴의 작업 속도가 불리언 연산을 압도합니다.

셰이프 빌더가 제공하지 못하는: 비파괴 컴파운드

셰이프 빌더 툴은 매우 빠르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파괴적인’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셰이프 빌더로 드래그하여 합친 도형은 그 즉시 하나의 도형으로 확정되며, 이전의 원 3개와 사각형 1개로 되돌릴 수 없습니다. (물론 Ctrl+Z는 가능합니다)

하지만 불리언 연산은 ‘비파괴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숨겨진 기능이 있습니다. 바로 Alt 키 (Mac: Option)입니다.

두 도형을 선택하고, ‘더하기’ 버튼을 그냥 누르는 대신 Alt 키를 누른 채 ‘더하기’ 버튼을 클릭해 보십시오. 두 도형이 합쳐지긴 하지만, 레이어 패널을 보면 ‘컴파운드(Compound)’라는 그룹으로 묶여있고, 그 안에는 원본 도형 2개가 살아있습니다. 언제든지 이 컴파운드 그룹을 더블 클릭해 들어가 원본 원의 크기나 위치를 수정하면, 합쳐진 결과물에 실시간으로 반영됩니다.

이 ‘비파괴 컴파운드’ 기능은 셰이프 빌더 툴은 제공하지 못하는, 불리언 연산만의 매우 강력하고 전문적인 기능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질문1. 셰이프 빌더 툴이 보이지 않습니다. 제 어피니티 디자이너는 V1인가요?

답변. 네, 그럴 확률이 높습니다. 셰이프 빌더 툴은 2022년 말에 출시된 어피니티 디자이너 V2 버전부터 탑재된 핵심 기능입니다. V1 사용자는 아쉽지만 기존의 ‘불리언 연산'(더하기, 빼기) 기능만 사용해야 합니다.

질문2. 셰이프 빌더 툴로 작업한 것을 되돌릴 수 있나요?

답변. 셰이프 빌더 툴은 기본적으로 ‘파괴적인’ 작업이므로, Ctrl+Z (실행 취소)로만 되돌릴 수 있습니다. 한번 드래그가 확정된 도형은 다시 조각낼 수 없습니다. 수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다면 Alt 키를 이용한 ‘불리언 컴파운드’ 방식을 사용해야 합니다.

질문3. 셰이프 빌더 툴로 영역을 뺄 때는 어떻게 하나요?

답변.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와 동일하게 셰이프 빌더 툴(더하기 모드)이 선택된 상태에서 Alt 키 (Mac: Option)를 누른 채, 지우고 싶은 영역을 클릭하거나 드래그하면 됩니다. 둘째, 어피니티 V2는 아예 도구 모음에 ‘셰이프 빌더 빼기 툴’이 따로 존재하므로, 그 툴을 선택하고 Alt 키 없이 그냥 클릭해도 됩니다.

결론

이제 두 도구의 용도가 명확해졌습니다.

  • 셰이프 빌더 툴: 더 빠릅니다. (단, 여러 조각을 합칠 때) 더 직관적이며, 복잡한 로고나 아이콘을 ‘그리듯이’ 만들 때 사용합니다. 작업을 빠르게 확정 짓는 ‘파괴적인’ 도구입니다.
  • 불리언 연산: 더 빠릅니다. (단, 두 개의 도형을 단순 합치거나 뺄 때) 더 유연합니다. Alt 키를 활용한 ‘컴파운드’ 기능으로, 언제든 수정 가능한 ‘비파괴적인’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복잡한 아이콘의 초안을 잡을 때는 셰이프 빌더 툴로 빠르게 형태를 만들고, 두 개의 도형을 정밀하게 잘라내거나 수정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때는 불리언의 ‘빼기’와 ‘컴파운드’ 기능을 사용하는 식으로 하이브리드 작업을 합니다.

어느 한쪽이 무조건 더 빠른 것이 아닙니다. 두 도구의 장단점을 명확히 이해하고 상황에 맞게 꺼내 쓰는 것이 당신의 작업 속도를 2배로 올리는 진짜 비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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